필사즉생 각오만이 북의 오판을 막을 수 있다
written by. 김규
"악을 보고도 침묵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악이다"
3월 26일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천안함이 두 동강이 나면서 46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를 보는 국민은 경악과 분노에 치를 떨었다. 정부는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민군합동조사단을 구성했고, 5월 20일에는 '가해자가 북한이며 침몰 원인은 감응어뢰(CHT-02D) 공격에 의한 강력한 수중폭발이었다'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한민국은 앞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는 적극적 억제 원칙을 견지할 것" 임을 밝히고 "北, 사과. 관련자 즉각 처벌", "北선박, 우리해역 이용 불가. 남북 교역교류 중단", "대북 심리전 재개" 등 그동안 강조해온 단호한 조치에 대한 시행계획을 하나하나 천명했다.
이에 대해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20일 전군, 노농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 등 전 군사조직에 만반의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했다는 보도가 있다. 또한 인민군 중부지구 사령관은 24일 "(남한이) 새로운 심리전 수단을 설치하면 직접 조준 격파사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엄포를 하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5일 "남한 당국과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이명박 대통령 임기 기간 당국 간 대화와 접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각발표 하였다. 일촉즉발의 냉전 상태에 접어들어 가는 듯 한 상황이 진행 중이다.
앞으로 이러한 국면이 남북 무력 충돌로 확대 될 것인지 아닌지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과 한국의 대응태세에 달려있다고 본다. 북한은 과거아웅산 테러 사건이나 KAL858기 폭파 사건 당시 발뺌하고 오히려 전투태세 돌입을 지시했던 사례처럼 이미 결전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북의 돌발 행태를 통제할 수 있는 작동변수가 대외적으로는 한반도 주변 4강국이 바라보는 천안함 사건의 전말이고 대내적으로는 우리가 총체적 안보태세를 확립할 수 있느냐 여부다.
그동안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중립국 스웨덴 등 서방국가와 일본은 즉각 조사 결과에 신뢰를 표명하고 한국의 대응 조치에 동조 의사를 표명했고 러시아 대통령도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북한에 제대로 된 신호를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였다. 미국은 "증거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토를 반영한다"는 성명을 내고 "북한의 모든 도발들에 맞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한 이웃 국가들의 협력 의지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하였다. 미 상하원도 북한을 강한 어조로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상태다.
다만 중국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현재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해 평가 분석 중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위배되는 행위에 중국은 결연히 반대한다"고 하여 유보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 5월 28일 한중회담 시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 정부는 국제적인 조사와 이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중시하겠다"며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해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고 하여 한국의 입장에 대해 신중에서 이해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 같은 태도 변화를 보였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 간의 특수 관계를 고려한다면 완전한 대한국 우호적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재야 세력을 중심으로 인양된 북 한 어뢰 잔해를 못 믿겠다며 암초 좌초설 등 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국회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성명서 나 결의안 하나 내지 않고있으며 여야 정당들은 6.2지방선거에 유불리를 따지면서 정쟁이나 하고 있어 안타깝다. 특히 제일 야당은“북한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정확한 증거는 없다”고 하더니“북한 연루설은 정치적으로 이용해보려는 속셈”"내각 총 사퇴, 군 책임자의 군사법원 회부"를 주장하다가 국민들의 의아해 하는 시선을 의식했는지 25일에서야 당 대표가 "북한의 소행이 맞다면 확실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아직도 정부 발표에 대해 신뢰를 보이지 않고 적전 분열을 일으키는 한 축에 서있다.
독일의 신학자 폰 훼퍼는 히틀러 암살계획에 참여하였다가 종전 직전에 사형 당하였다. 그는 “악을 보고도 침묵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악이다”고 하였다. 지난 10여 년 동안 국내에서는 엄연한 적을 두고도 적이라 하지 않고 300만을 굶겨 죽이고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 북한 일인 독재체제의 악행에 침묵해 왔다. 오히려 희대의 독재자 김정일을 양식 있는 사람으로 부추기며 햇볕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지원까지 했다. 악을 자임한 것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김정일 체제의 실상인 악을 악이라 하고 당당하게 악과 맞서야 한다. 그리고 악의 오판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내부에서 분열 양상을 보여서는 안 된다. 국가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여야 총화 단결은 악을 응징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국제민군합동조사단 발표 이후 북한 제재를 위한 국제공조체제는 국제사회에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문제는 내부의 총체적 안보태세 확립이다. 정부는 국민 총화단결을 이끌어 내고 중국에 대해 국가위상에 걸맞게 도덕적 책무를 다할 것을 더욱 진지하게 설득해야 한다.
국가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필사즉생의 각오가 필요하며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원치 않는 인명 손실을 감수할 준비를 해야 한다. 정치권은 적전 분열로 보일 수 있는 안보를 정쟁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국민의 준엄한 경고다.
3월 26일은 국군 치욕의 날이자 대한민국이 시궁창에 던져졌던 날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더 이상 악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되며 우리의 주권과 존엄을 악으로부터 지키는데 먼 산 보 듯하고 내 평안만을 추구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konas)
김 규(예, 공군소장. 성우회 정책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