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좌담] '전작권 전환 반대' 서명운동 1000만명 돌파
written by. 정미란
조선일보 軍 원로 초청 좌담회..한미연합사의 존재는 전쟁 억제력에 큰 효과… 더 늦기전 연기 결정해야
천안함 사태 이후 한반도의 안보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의 한국군 전환 연기문제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한·미 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2012년 4월 17일 예정대로 전작권을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물밑 접촉을 통해 연기문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전작권 전환 반대(한미연합사 해체 반대) 서명운동 서명자가 지난달 말 1000만명을 넘어섰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6년 9월 재향군인회·성우회를 비롯한 안보단체뿐 아니라 종교단체, 시민단체 등 227개 단체로 구성된 '북한 핵 폐기·한미연합사 해체반대 1000만명 서명 추진본부'(이하 1000만명 서명본부)가 발족한 뒤 3년8개월여 만이다. 이들 단체는 추진본부 명칭을 '한미연합사 해체 연기 추진본부'로 바꿔 전작권 전환 연기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1000만명 서명본부의 김영관 공동대표 회장(전 성우회장), 박세환 공동대표(재향군인회장), 이정린 집행위원장(전 국방차관) 등이 14일 오후 조선일보 편집국 회의실에서 그간의 경과와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
▲사회(유용원 정치부 군사전문기자)=1000만명이면 우리 국민의 5분의 1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이다. 어떻게 서명운동이 이뤄졌나.
▲김영관(이하 김)=시작할 때는 막막했던 목표가 달성된 것은 많은 국민들이 안보에 관심을 갖고 적극 호응해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기에 당시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을 찾아갔더니 "왜 날 찾아왔느냐, 청와대의 노 대통령을 찾아가야지..."라고 반문하던 것이 생생하다. 돌아가신 김성은 전 국방장관과 박세직 전 재향군인회장이 많은 노력을 하셨다.
▲이정린(이하 이)=노무현 정부 시절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비롯, 역대 국방장관과 각군 참모총장, 재향군인회장 등이 한미연합사를 해체하지 말아 달라고 건의도 하고 성명도 발표했다. 서울역 광장, 시청 광장에서 궐기대회도 많이 했다. 김영관 회장은 전국의 큰 교회 73곳을 직접 다니시며 서명을 받았다.
▲박세환(이하 박)=그동안 227개 단체 회원과 가족은 물론이고 백화점 등 대중 이용시설, 교회·사찰·성당 등 종교시설, 등산로, 인터넷 등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서명운동을 벌였다. 최근엔 천안함 전사자 분향소에서도 서명을 받았다.
▲사회=박 회장께선 지난해 미국을 방문해 정부와 의회에 전작권 전환 연기 의견을 전하기도 했는데….
▲박=지난해 11월 향군 회장단이 미국을 방문, 에릭 신세키 보훈부 장관과 랭글·댄버튼 의원, 머피 전 의원 등 여야 의원 10여명을 만났다. 이 중 뉴욕 출신 20선 흑인의원으로 한국전에도 참전한 랭글 의원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작권 전환 연기 촉구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최근 미 상원 군사위가 미 국방부에 올해 12월 1일까지 전작권 전환과 관련된 보고서를 게이츠 장관이 한국 국방장관과 협의해 제출토록 요구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런 노력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회=천안함 사태와 전작권 전환 연기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미 정부도 그런 공식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만일 전작권이 한국군에 넘어와 한미연합사가 해체된 상태에서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다면 이번처럼 미군이 즉각 개입했겠는가. 또 합조단에 미국이 적극 참여했겠는가. 또 증시나 외환 유출 문제는 어떠했겠는가. 천안함 사태는 연합사가 해체돼선 안 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김=천안함 사태가 나자마자 제일 먼저 달려온 게 미 7함대의 구조함, 이지스함 등이다. 만약 연합사가 없었다면 그렇게 왔겠는가.
▲사회=한미 양국 정부는 2012년 4월 예정대로 한국군에 전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양국 정부와 군을 어떻게 설득할 계획인가.
▲이=전작권 전환은 국가 간 합의사항이라 금세 입장을 바꾸긴 힘들다. 바꾸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우선 '안보상 큰 변화가 있느냐'인데 답은 '있다'다.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을 두 번이나 했고 미사일 발사를 계속 했다. 천안함 사태로 안보가 극도로 불안해진 상황이다. 또 2012년은 한미 양국의 대통령이 바뀌는 해이고 북한은 선군정치 완성의 해다. 이런 취약한 시기에 전작권을 바꿔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먼저 연합사 해체하자고 주장했기 때문에 미국이 연기문제에서 먼저 이니셔티브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먼저 취할 수밖에 없다. 정부 내에서 '우리가 먼저 거론하면 부담이 커진다'고들 하는데 안보문제는 어떻게 하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가가 기준이 돼야 한다.
▲사회=전작권 연기문제는 결국 한미 정상회담에서 풀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많다.
▲박=최근 군 원로장성 초청 오찬 때에 대통령께서도 전작권 문제는 양국 정상 간에 해결할 문제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은 처음이고 큰 변화다. 대통령께선 그런데 이것(전작권 전환 연기)은 지금은 얘기할 단계가 아니고 추후에 고려하고 있다는 말씀도 하시더라. 우리는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최우선 후속과제가 연합사 해체 연기라고 본다. 특히 오는 11월 G20 회의가 열리는데 이때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전환 연기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 늦기 전에 올해 내에 연기가 결정돼야 한다.
▲사회=전작권 전환에 따른 한미연합사 해체 문제가 왜 한반도 안보에 중요한가.
▲김=한미연합사가 존재하면 한반도에서 6·25전쟁과 같은 전쟁이 다시는 안 일어난다. 유사시 69만명의 병력과 5개 항모전투단, 2500여대의 항공기가 미군 증원전력으로 한반도에 파견토록 돼 있다. 이것이 전쟁을 예방하는 것이다. 미국 대학교수들과 세미나를 해보면 그 사람들도 연합사 이상의 한반도 전쟁억제력은 없다고 한다. 원래 한미 상호방위조약에는 미군 자동개입 조항이 없지만 미군이 지휘관으로 있는 연합사가 존재함으로써 미군의 자동개입이 보장되는 것이다. 연합사가 해체되면 자동개입 보장도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회=전작권 전환을 연기한다면 언제까지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박=시한을 정하는 것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된 후에 전작권을 전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우선 북한 핵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두 번째로 우리 군이 북한 비대칭 전력에 대한 대비능력을 갖춰야 한다. 세 번째로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이 가시화돼야 한다.
▲이=전적으로 공감한다. 북핵 해결 등 벌어지는 안보상황에 맞게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http://news.chosun.com/
코나스 정미란 기자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