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기 속 연합사 해체 안돼
동아일보 2009. 5.19
확실한 전쟁 억지력 꼭 유지해야
다음 달 중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연합사령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가 의제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작권은 한국의 안보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 아니면 불확실한 미래에 더욱 불안정을 가중시킬 것이냐 하는 중차대한 안보체제 문제이다. 금번 정상회담에서 2012년 4월을 목표로 한 로드맵을 조정하지 못하면 노무현 정부가 대못질한 안보체제 허물기가 시작된다.
한미연합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동맹국 연합방위체제로 유사시 주한미군이 우리와 함께 싸울 수 있도록 전작권이라는 끈으로 묶어놓은 운명공동체 형상이다. 이는 6.25전쟁 시 이승만 대통령이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안보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유엔군사령관에게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이양하면서 시작된 용외세(用外勢)외교 전략의 옥동자였다. 한반도 전쟁 억제의 핵심 요소를 노 정부가 군사주권 회복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명분에 집착하여 비논리적이며 비이성적이고 다분히 감정적으로 추진했다. 전작권 전환이라는 이름으로 한미연합사라는 옥동자를 횡사시키려 했다.
유엔사의 기능을 승계한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대남 비대칭 군사적 우위를 점령한 북한 핵위협 억제력이 상실된다. 또 경제성장에 필수인 투자여건 보장의 안정자라는 버팀목도 함께 사라진다. 이 때문에 재향군인회를 비롯한 재야 안보세력은 노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거론하자 언젠가 해야 된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라며 전환 시기를 보유하라는 목소리를 수십만이 모인 대중집회, 성명서, 광고와 탄원을 통해 주장했다.
현 정부는 노 정부의 대못질에 문제가 있어도 한미 정부가 합의했으므로 재 협의는 불가능하다는 명분을 앞세워 잠재우려 하는 것 같다. 뭘 모르는, 오래전 군 생활한 분들이 전작권 전환 유보를 주장한다는 목소리가 밑바탕에 깔려 있는 듯 하다. 전쟁원칙에 지휘의 이원화가 있느냐, 1973년 베트남이 위기에 처하면 미군이 즉각 지원한다는 미국과 맺은 미-베트남 상호방위조약이 미군 철수와 함께 휴지조각이 되었는데도 이를 철석같이 믿다가 2년 뒤 패망한 베트남의 교훈을 어떻게 보느냐, 그리고 왜 2012년에 해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명쾌한 답변이 없다.
돈 안 들고 명확한 북핵 대응 수단이자 전쟁억지력인 한미연합사는 해체할 때가 아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반드시 연합사 해체 시기 조정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 4000여 번의 설득으로 복원한 청계천에는 시민 1600만여 명이 박수치며 다녀갔다고 한다. 850만 명을 설득하여 한미연합사 해체반대 서명을 받아낸 충정을 살피고 전 국민이 선진 한국 건설에 참여하도록 만들기를 기대한다.
김 규(예) 공군 소장, 성우회 정책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