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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드는 美의 北核 '채찍'論

조회 수 3059 추천 수 0 2009.01.12 15: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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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 북한이 核 검증절차를 거부함에 따라 야기된 6자회담 결렬은 북한의 변치 않는 ‘핵보유’ 야망을 여지없이 보여준 결정적 사건이었다.

 6자협상이 총체적 붕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양보를 해가면서도 결국 속수무책이었던 크리스토퍼 힐(Christopher R. Hill) 美 협상대표의 과오(過誤)는 개인적 야심과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를 결합, 북핵 위험을 간과하고, 핵해결 전망을 장밋빛으로 윤색(潤色)시킨데 있었다. 그리하여 미국의 정책을 오도함은 물론, 스스로도 ‘자멸’(?)의 길을 선택한데 있었다.

 시간이 감에 따라 북한의 핵야망은 노골화되고 가시화되고 있다. 병상(病床)에 누워있던 김정일이 건강을 다소 회복, 北정국을 주도하면서 다시 벼랑끝 대외전략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김정일 정권의 속셈은 작년 11월 美 싱크탱크 주최 토론회에서 “미ㆍ북 수교 후에야 핵무기를 폐기하겠다”는 北 고위관리의 발언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1월 10일 교도(共同)통신 보도).

 6자회담의 목표인 ‘핵무기 폐기’와 관련, 현 스케쥴에 따라 6자협상이 마무리되더라도 스스로 먼저 핵무기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미국측에 못 박은 것이다. 그 이유로 ‘美의 핵위협 먼저 제거’를 주장한 것은 실로 터무니없는 것이다. 이는 6자회담의 전도(前途)를 한마디로 암울케 함과 동시에, 북핵에 대해 미북 양측이 얼마나 동상이몽(同床異夢)식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 발언이다.

 한편 지난 12월 미 국방부 보고서가 북한을 “핵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표기했음에도, 미국이 북핵을 기정사실화하는 기미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오바마 新정부 인수팀에서 북핵 문제의 위험과 본질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美北 직접대화가 부족해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진단하던 오바마 정부 팀이 “원칙에 입각한 북핵 대응”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내에서 북핵 위협은 이제 ‘논쟁’의 영역을 넘어 ‘현실’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클린턴 정부 하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암 페리(William James Perry)는 냉전시대 이후 발생한 가장 위험한 일로 북한의 핵개발을 꼽으면서, “이란ㆍ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한다면 핵확산 물결의 실질적인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며, “오늘날 우리는 핵확산의 정점(tipping point)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2009.1.8, RFA보도).

 또한 오바마 정권 인수팀에서 국무부 조직개편을 총괄했고, 향후 對北특사로 유력시되는 웬디 셔먼(Wendy R. Sherman) 전 대북조정관도 1월 8일 “북한ㆍ이란은 핵 야망을 버려야 한다”면서, 특히 북한에 대해 “핵 불능화 뿐만 아니라 핵무기(개발)능력을 없애고 핵무기를 모두 폐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핵과 관련, ‘2ㆍ13합의’를 뛰어넘는 근본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오바마 정부의 對북핵 강경책을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이 외에 로버트 조지프(Robert Joseph) 국무부 전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도 “북핵 해결에 있어, 당근보다 채찍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했고(2009.1.8, RFA 보도), 에릭 에들먼(Eric Edelman) 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도 북한ㆍ이란의 핵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재무부가 취했던 금융제재 같은 경제적 압박책을 주장했다.

 존 볼턴(John Bolton) 전 유엔 주재 대사가 미ㆍ중이 압박을 통해 북핵 포기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이어,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도 북핵 문제에 대해 ‘레드 라인(red line)’ 곧 금지선을 설정하라고 오바마정부에 권고했다.

 미국의 안보전문가들을 만나 본 한국 전문가들은 미국측으로부터 “한국이 정권교체 이후 ‘韓美동맹’을 강조해 왔는바, 이제 말로만 하지 말고 그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토로한다.

 ‘韓美동맹’과 ‘북핵 원칙적 접근’은 동전(銅錢)의 양면처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과거 정부하에서의 한미동맹 훼손이 양국 간 대북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오바마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미 양국이 냉엄한 북한현실 인식에 기초해 합리적으로 동맹과 공조를 강화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

 연말연시에 발생한 ‘국회 폭력사태’는 우리의 전반적 國政제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앞에 다가오는 경제위기와 함께, 제도(制度)정치에 대한 불신과 환멸ㆍ좌절은 자유민주체제를 부정하는 친북 좌파 세력에게 또 다시 활개를 칠 수 있게 하는 구실을 제공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내외로부터 밀려오는 도전과 위기를 정면 태클할 용기가 없는 한, 우리 사회는 ‘쇠락(衰落)’의 길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Konas)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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