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팎의 도전과 시련을 꿋꿋이 이겨내자
written by. konas
2010년 경인년(庚寅年) 새해가 밝았다. 벅찬 감동과 희망속에 맞았던 뉴밀레니엄의 첫 10년을 회고하고 백년대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10년 앞을 내다보는 혜안과 통찰로 대한민국의 좌표와 진로를 설정하는 새로운 출발의 해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2010년은 한.일 강제병합 100년과 광복 65년, 한국전쟁 발발 60년, 그리고 한.러 수교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식민지배로부터 독립한 세계의 신생국 중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DAC)의 멤버가 된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제는 우리의 체격에 걸맞은 옷을 입고 사고와 인식도 달라져야 할 때라는 점을 새삼 자각하게 된다.
2009년 한해 우리 국민들은 소처럼 우직하고 성실하게 인내하면서 열심히 일했고, 그 결과 전대미문의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저력을 또 한번 발휘했다. 비록 경제위기 극복의 긴 터널을 아직 빠져 나오지는 못했지만 서로 감싸안고 노고를 위로하면서 민족적 자긍심을 가질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고 본다. 이러한 자신감을 국민화합과 통합의 에너지로 승화시켜 선진일류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놓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자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국가간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도약하지 않으면 퇴보하거나 도태되는 것이 과거 역사의 쓰라린 경험이자 국제질서의 냉엄한 현실이라는 점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21세기는 지난 10년을 돌이켜볼 때 결과적으로 `불확실성의 시대'로 판명났다. 일부 학자들은 중국의 부상, 유럽의 통합, 미국의 쇠락을 21세기 첫 10년의 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들고 있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는 세계경제질서의 재편을 촉발하면서 미처 예상치 못했던 지각변동이 지구촌을 강타할 것이라는 불안과 우려를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세계정세의 유동성은 우리에게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부여하기 때문에 국익 수호를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실사구시에 입각한 냉철한 판단과 유연성, 그리고 과감한 도전정신이 요구된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이자 개최국으로서 한국의 신인도와 브랜드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 한편, 의식과 제도의 선진화를 통해 국가품격도 드높이고자 하는 것은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중재자로서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과 새로운 경제시스템 마련을 주도하는 `가교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할 것이다.
한반도와 주변 정세도 급격히 요동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실체적 현실을 감안할 때 무력충돌 방지와 군사적 긴장 해소 등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는 국가정책 목표의 최우선 순위에 자리할 수 밖에 없다. 요체는 역시 북핵문제와 북한 정권의 향배에 있다고 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북 특사 파견 및 친서전달로 중대 전환점을 맞고 있는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될 경우, 남북과 주변 4강의 역학구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미대화의 의제에 포함된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는 국가와 민족의 장래가 걸려 있는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주도면밀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새해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국방문제뿐만 아니라 외교, 통일에서 낡은 생각, 관습에 젖어서 하는 일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제 우리는 한단계 새로운 국면에 접어 들었다"며 "선진 일류국가로 가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외교.안보, 특히 국방에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4자회담이 실현되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경우 이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새해 정국의 최대 화두는 오는 6월2일로 예정된 제5회 지방선거이다. 전국 시.도 교육감 선거도 함께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두달여 앞둔 시점에 이뤄지는 전국 단위의 선거이기 때문에 명실상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선거결과는 정국 주도권의 향방은 물론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겨냥한 정치권의 합종연횡을 통한 세력재편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비록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지만 선거의 횟수를 줄이고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본다. 죽기 살기식의 정쟁, 타협을 외면하는 극한 대결과 내부 분열로 `선진 한국' 진입의 기로에서 또다시 좌절하는 우를 결코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총선과 대선이 한해에 치러지는 정치일정을 적극적으로 활용, 선거제도와 정치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특히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논의도 미래 통일시대를 바라보는 초당적인 자세로 여야 정치권이 진지하게 접근해주기를 바란다. 또한 여야간 일정한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는 지방행정체제 개편도 이제는 결론을 내야 할 때이다. 100년 전에 마련된 낡은 행정구역은 효율적인 지역 발전을 가로 막는 벽이 되고 있고, 행정효율성 제고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역행하기 때문이다.
선거제도와 정치개혁은 정치 선진화의 핵심이며, 궁극적으로 정치가 선진화되지 않고서는 나라의 선진화는 이룩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정치의 후진성은 더 이상 거론하기 조차 민망할 정도로 좀처럼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넘어 개탄의 지경에 빠져 있다. 정치권이 민생과 민의를 외면하고 권력투쟁.정권획득에만 몰입하는 악습에서 스스로 벗어나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이 선거혁명을 통해 구조조정에 나서는 길 밖에 없다는 여론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것이다.
당장 새해 벽두부터 정부가 발표할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첨예한 대립과 마찰이 우려된다. 이성적인 토론과 설득, 대화와 타협, 합리적 절충을 통해 이해와 갈등이 조정되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모쪼록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정치로 대화합의 전기가 마련되고 나라 안팎의 도전과 시련을 꿋꿋이 이겨내 선진국 진입의 초석을 다진 원년으로 훗날 역사에 기록되기를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