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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천안함 책임회피와 남측의 '특대형 모략극' 주장은 국내 좌익의 비합리적 종북 맹신주의가 한몫

 

  분노와 애도 속에 천안함 폭침 1주기를 보내며 사라지지 않는 의문이 있다.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임을 믿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의 인식 구조다. 국제 전문가에 의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로 북한 소행임을 입증하는 명백한 물적 증거가 나타났음에도 종북세력은 한결같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중국조차 내심으로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임을 알고 있다. 유엔 안보리 결의문에 ‘북한’을 공격 주체로 명기하기를 거부한 것은 중국이 국가이익의 전략적 관점에서 ‘천안함 사태’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누가 했나’에 대한 긍정·부정 답변을 모두 피해 가며, 사실 관계에 대한 막다른 질문에 부닥치면 “북한이 안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한국인들 아닌가”라며 한국 내분을 지적한다.

 종북세력은 북한 정권에 대해선 맹목적 온정 자세를 취한다. 아무리 북한에 불리한 객관적 사실과 자료가 나타나도 입장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경직성’이라는 말보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종북세력을 더 적절하게 묘사할 수 있는 표현도 찾기 힘들 것이다.

 북한은 천안함 폭침 1주년인 26일에도 천안함 사태가 “특대형 모략극”이라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모두 한국측의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적반하장도 이 정도면 대서 특필감이다. 2월 초 군사실무회담 결렬에서 보듯 이제 남북대화 재개 여부는 천안함 공격 사실을 북한이 인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북한의 완강한 태도에는 국내 좌익의 비합리적 종북 맹신주의가 한몫하고 있다.

 최근 북한이 ‘대북 전단지역 조준사격’ 등 무력 협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시민단체’로 위장한 종북세력이 대북전단 살포 저지 행동에 나섰다. 현장에선 전단 살포 추진측과 반대 주민 간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자칫 ‘평화’란 구실 아래 북한의 협박에 굴복하는 선례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잿빛 전망 속에서 그나마 한가닥 희망과 위안은 20대 신(新)안보세대의 등장이다. 최근 청년들의 안보의식 함양은 놀랍다. 대학 안보강좌에 수강생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수강 태도도 과거에 비해 훨씬 진지하다. 이들은 안보 위기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사실에 입각해 판단하니 국가 안보에 대해 실사구시·합리주의의 신선한 접근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청년들이 중·고교 과정에서 전교조의 왜곡 교육을 피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건국세대, 6·25세대와 산업화세대로부터 별도 국가 안보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다. 개인주의에 몰입한 듯했던 청년들을 일깨운 것은 북한의 천안함 폭침이었다. 이제 그 청년들이 거듭나고 있다. 천안함 폭침 이후 밀려왔던 유언비어와 괴담 쓰나미의 와중에서 청년들은 합리적 판단으로 중심을 지켜냈으며, 그 결과 국가 안보 인식에 있어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청년자유연합 등 7개 대학생 단체가 ‘천안함 피격 1주기 추모위원회’를 설립해 각종 행사를 개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26일 천안함 1주기에 우리는 46용사 및 한주호 준위의 영혼과 만났다. 이제 천안함 비극을 슬퍼하고 희생 용사들을 애도·추모하는 데 그쳐선 안된다. 북한의 침략성을 규탄하고 대적관(對敵觀)을 확립하며 특히 ‘시민단체’로 위장한 사회 곳곳의 종북세력을 건전한 국민으로부터 솎아내야 한다.

 북한이 올 들어 위장 평화·대화 공세를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와중에 동일본 대지진·쓰나미 대참사를 악용해 ‘백두산 화산’ 남북협상을 제의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청년들의 안보인식 함양을 계기로 정부와 국민이 일신(日新) 또 일신의 자세를 가다듬어야겠다. (konas)

홍관희(안보전략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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